이명국이라는 만석추수하는 양반의 아들이 동경유학을 하다가 들어와서 부모의 눈 밖에 나 빈궁한 생활을 하다가 오직 돈이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고 사상단체 십일월회의 회원이 되어 가지고 무산계급 운동을 하다가 모 공장의 대규모 파업을 일으키고 그 파업자금을 조달하다가 발각되어서 십일월회 간부가 모조리 경찰에 피검당하고 이 모양을 당한 명국은 애인을 잃어버린 후의 자기에게 열렬한 사랑을 쏟는 자기 동지의 생질녀에게 약혼을 허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령으로 도망하여 버린다(조선지광 1929년 4월호).

노만의 강의안 논집에는 다음과 같은 줄거리를 소개한다.

조선 지식 청년의 전형적인 인물 명국은 상해 유학이 인연이 되어 귀국선에서 순자를 만난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되나 완고하고 봉건적인 명국의 부모는 순자와의 사랑을 반대한다. 뿐만 아니라 순자의 집에서도 반대였다. 하는 수 없이 두 사람은 집을 뛰쳐나와 서울 한 구석에서 보금자리를 꾸미고 살림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순자는 임신 중 기한으로 죽는다. 순자의 죽음으로 명국은 완전한 사상적 전환을 하게 되어 친구 병규와 어울려 어떤 주의 단체에 가담하게 되나 거기서 명국은 신행이란 여성과 만나 사랑하게 된다. 신행을 사랑하고 있던 사람이 병규였으나 '커다란 일'을 위해 병규는 친구를 배반할 수 없어 두 사람의 앞날을 축하하며 떠나고 만다. 어느 날 검거선풍이 불어 병규를 비롯한 동지들이 잡혀가고 마침 그 자리를 피하였던 명국이 어떤 비장한 내용의 편지를 신행의 오빠 철수에게 부치고 멀리 '새로운 일할 길'을 찾아 기차를 타고 떠난다.

(김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