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잉록에서의 소풍 Picnic At Hanging Rock

며칠 전 훈훈한 이야기라면서 소개된 뉴스가 있다. 미국 애틀란타의 한 대학 졸업식 축하연설 중에 한 억만장자가 졸업생 400여명의 학자금을 다 갚아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졸업생 전체 학자금이 480억 정도라고 한다. 아무리 돈 많은 선배라고 해도 대단한 일이다. 근데 내 관심은 졸업생 1인당 학자금대출이 1억이 넘는다는 것에 집중됐다. 우리도 대학 졸업하면 빚쟁이가 된다고 해서 문제인데 미국은 훨씬 심각한 모양이다. 좀더 찾아보니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800조라는 것이다. 등록금이 비싸니까 돈 없으면 휴학하고 알바해서 한 학기씩 다니면 졸업하는데 7년 걸린다. 군대 갔다오고 하면 20대 황금기를 정말 허무하게 날린 기분이다. 대학이 돈 장사하는 것 좀 막았으면 좋겠다.

"사람을 미치도록 만드는 것은 의심이 아니라 '확실성'이다. 그러한 것을 몸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심오한 하나의 심연, 한사람의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진리를 두려워 하고 있다." 니체의 말이다. 우리가 문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깊이 있는 현상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분명한 현실도 다른 시공간에선 꿈처럼 비현실로 변해 버릴 수 있다. 이성이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은 다른 차원의 열림이나 침범일 수 있다. 어른들이 찾아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아이들을 데려간 피리부는 남자의 이야기는 단순히 거짓으로 가득찬 세상을 벌하는 선악의 도덕극이 아니라 그너머, 찾아도 물어도 답을 얻을 수 없는 삶을 둘러싼 수수께끼와 신비, 인간이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실체'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한국 70년대 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