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명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마을에서는 여전히 무속을 믿는 풍속이 남아 있다. 무당의 딸인 봉은은 신내림을 받았다는 이유로 혼례를 할 수 없다. 동네 청년 동천은 그녀를 향한 마음에 애를 태우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화가 서종훈이 이 섬에 있는 별장에 내려왔다가 우연히 봉은을 만나게 되고, 봉은에게 그림의 모델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한다. 마을에는 봉은이 누드모델이 되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화가 난 동천은 종훈을 구타하고 도망을 치다 벼랑가로 떨어져 죽는다. 산신제가 있던 날 봉은은 미치광이가 되어 집과 사당에 불을 지른다. 봉은은 불길 속에 태연히 앉아 죽어간다.
(임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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