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는 수경은 전 애인 영민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에게 버림을 받는다. 결핵 환자인 문오와 사랑하게 된 수경은 영민의 아이(경아)를 문오의 아이로 속여서 낳는다. 한편 문오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를 맡으려고 한다. 수경은 오히려 반발하여 아이를 영민에게 돌려주고 가출한다. 영민은 아이를 목사에게 맡기고 목사의 손에서 자라나던 경아는 교통사고로 죽는다.
어느 날 수경의 정신병원에 찾아간 문오는 수경과 마지막 밤을 보내고 요양소에서 죽음을 맞는다. 수경은 늦게야 문오의 사랑을 깨닫고 새로운 의지로 일어선다.
하길종 감독은 속편제작에 대해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화가와 창부의 사랑이라는 노골적인 신파 멜로 영화이지만 이를 조롱하듯이 안토니오니의 [확대]를 비롯하여 여러 스타일을 노골적으로 인용하고 있다. 이러한 불화만으로도 하길종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흥미로운 멜로드라마.
(2009 14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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