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 옥주와 동주,
그렇게 오래된 2층 양옥집에서의 여름이 시작되고
한동안 못 만났던 고모까지 합세하면서
기억에 남을 온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출의도
야자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 한 명이 사실 우리 집은... 하며 이야기를 꺼내자, 그 옆에 있는 친구들도 너도 나도 하나씩 각자 가족의 비밀들을 하나씩 꺼내 놓았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모를 묘한 동질감과 우리 가족만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하면서도 끝내 내 이야기는 털어 놓지 못했다. 십 년이 넘어서 나는 그 때의 대답을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
한 가족이 우연한 계기로 할아버지의 집에 모여들었다가 헤어진다. 짧은 시간 동안 가족을 관찰하던 옥주는 이 경험을 통해 상실을 딛고 발돋움할 힘을 얻는다.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가족이 머무는 집에 관한 이야기.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반지하에 살던 옥주의 가족은 어느 날 작은 다마스에 이삿짐을 가득 싣고 할아버지 집으로 이사한다. 하지만 옥주의 가족은 이사를 온 게 아니라 할아버지 집에 더부살이를 하러 온 거다. 여기에 부부싸움을 한 후 집을 나온 고모가 가세한다. 할아버지 혼자 살던 집은 그렇게 갑자기 삼대가 북적이는 집이 된다. 윤단비 감독의 장편데뷔작 〈남매의 여름밤〉은 고등학생 옥주의 눈을 통해 느닷없이 여름 한 철을 함께 살게 된 가족의 모습을 담는다. 〈벌새〉에서 14살 은희가 김보라 감독이었듯, 이 영화의 주인공 옥주는 윤단비 감독의 분신이다. 따라서 옥주가 보는 세상은 감독이 경험했던 세계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상의 세계가 결합된 것이다. 옥주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은 그렇게 어른스럽거나 아름답지 않다. 아빠와 고모는 집을 내어준 할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보내고 그 집을 팔아버리려고 한다. 옥주가 자기와 어린 동생에게까지 동의를 얻어 죄책감을 덜어보려는 아빠와 고모의 욕심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어른들의 세상의 부조리함은 옥주의 눈앞에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우리의 부모들이 그렇듯 아빠와 고모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 건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부대끼며 사는 세상이 감독의 세계이고 우리들의 세상이다. 영화의 소재와 소재를 다루는 방식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에드워드 양 감독이 아이들의 눈을 통해 담아낸 세계, 그 세계관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 영화가 담아낸 감정의 진폭은 더 크다. 그건 같은 곳을 바라보는 옥주와 감독의 심리적인 거리가 더 가깝고 둘 사이의 교집합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장례식 후 할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온 옥주의 가족은 저녁 식사를 한다. 그러던 중 옥주가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는데, 그 직전 옥주는 카메라를 응시한다. 카메라 뒤에 있던 감독과 화면을 응시하던 관객은 이렇게 옥주의 시선과 마주한다. 그 눈에는 슬픔과 원망이 뒤섞여 있다. 결국 감독이 보았던 세상에 대한 기억은 옥주라는 필터를 거쳐 기어이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몇 년 사이 주목받은 한국영화들 중에서도 단연 첫 줄에 놓을 만한, 오랫동안 기억될 또 한 편의 수작이다.
(2020년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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