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손이 티슈를 잡아 뽑을 때, 저마다 다른 형상이 나타난다. 나는 그 형상들이 사람의 무의식적인 행위와, 여린 티슈가 만나서 빚어내는 찰나의 소우주처럼 여겨졌다. 휴지의 우연적 조형성이 마치 각자의 삶을 부여받은 생명처럼 말이다. 이 형상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사라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마는가. 나는 스톱모션의 프레임 조작과 드로잉 애니메이션을 통해 마치 휴지가 하나씩 자라나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내는 순간들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2018년 제15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팝-업 리서치評論(0)